한때 연봉은 '말하면 비매너'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월급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불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일종의 터부였죠. 하지만 연봉 이야기는 더 이상 숨기거나 부끄러워할 주제가 아닙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본인의 연봉을 공개하고, 업계 평균 연봉을 공유하며, 더 나은 처우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연봉에 대한 인식의 질적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많이 받는 것'이 최고의 가치였다면, 이제는 연봉의 구조와 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추세입니다. 기본급이 높은 직장보다 스톡옵션이나 인센티브가 매력적인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현상이나, 당장의 연봉보다 커리어 성장을 통한 중장기적 소득 증가를 고려하는 태도가 그 예시입니다.
연봉 정보의 투명성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과거에는 극소수 전문직이나 대기업 임원진의 연봉만이 공개되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직군의 연봉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취업 포털과 커리어 플랫폼들은 직종별, 경력별 연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직장인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생생한 연봉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돈에 대한 태도가 개방적으로 바뀐 것을 넘어, 노동의 가치와 정당한 보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성숙해졌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연봉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닌, 자신의 전문성과 노력에 대한 합당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직업별 연봉 순위는 어떻게 될까요? 전통적인 고연봉 직군의 아성은 여전할까요? 아니면 새로운 직군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의 연봉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고용원의 자료를 인용하였는데 해당 기관의 최신 자료가 2021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 좀 아쉽지만 이후 최근 데이터가 확보되는 대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과거부터 대기업 임원, 의사, 법조인과 같은 소위 '전통적인 고소득 직군'이 상위권을 독차지했왔고, 최근에는 IT 업계의 고급 인력, 콘텐츠 크리에이터, 전문 프리랜서들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고정급여가 높은 직업보다는, 수익 창출 구조가 유연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전통적인 고소득 직군'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MZ세대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면서 직업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직업 연봉 랭킹, 1위는 기업 고위 임원
평균소득 높은 직업 TOP 50
* 한국고용직업분류(KECO: Korea Employment Classification of Occupations) 기준이며 평균, 하위 25%, 중위 50%, 상위 75%의 소득 수준입니다.
(단위:만원)
직업명 | 평균 | 하위 25% | 중위 50% | 상위 75% | |
1 | 기업고위임원 | 19,043 | 12,000 | 15,000 | 20,000 |
2 | 성형외과의사 | 13,863 | 9,500 | 13,500 | 15,000 |
3 | 한의사 | 12,327 | 8,400 | 9,500 | 15,000 |
4 | 정신과의사 | 12,287 | 9,000 | 12,000 | 15,000 |
5 | 내과의사 | 12,176 | 8,400 | 9,800 | 15,000 |
6 | 안과의사 | 12,037 | 8,800 | 10,750 | 15,000 |
7 | 외과의사 | 12,003 | 9,000 | 10,500 | 13,800 |
8 | 소아과의사 | 11,649 | 8,000 | 9,739 | 12,000 |
9 | 이비인후과의사 | 11,507 | 8,000 | 10,000 | 13,000 |
10 | 산부인과의사 | 11,420 | 9,000 | 10,000 | 11,000 |
11 | 치과의사 | 11,400 | 8,500 | 10,000 | 15,000 |
12 | 대학교 총장 및 대학학장 | 11,082 | 9,500 | 10,050 | 12,000 |
13 | 피부과의사 | 11,077 | 8,000 | 9,750 | 13,000 |
14 | 보건・의료관리자 | 11,047 | 7,000 | 11,000 | 14,000 |
15 | 가정의학과의사 | 11,027 | 8,000 | 9,750 | 13,000 |
16 | 마취병리과의사 | 10,680 | 7,500 | 9,750 | 12,000 |
17 | 비뇨기과의사 | 10,266 | 8,300 | 9,000 | 10,000 |
18 | 일반의사 | 9,877 | 7,000 | 8,500 | 10,000 |
19 | 고위공무원 | 9,513 | 8,000 | 9,550 | 10,000 |
20 | 항공기조종사 | 9,273 | 7,000 | 8,450 | 11,000 |
21 | 판사 | 8,811 | 7,500 | 8,450 | 10,100 |
22 | 방사선과의사 | 8,810 | 5,600 | 8,700 | 10,000 |
23 | 감정평가사 | 8,687 | 6,000 | 7,250 | 9,000 |
24 | 검사 | 8,567 | 6,500 | 7,800 | 8,900 |
25 | 금융관리자 | 8,373 | 6,400 | 8,800 | 10,000 |
26 | 경제학연구원 | 8,252 | 6,000 | 7,000 | 8,800 |
27 | 변호사 | 8,063 | 5,900 | 7,100 | 9,000 |
28 | 중고등학교 교장 및 교감 | 7,848 | 7,000 | 8,000 | 8,500 |
29 | 항공공학기술자 | 7,687 | 4,800 | 5,700 | 7,500 |
30 | 법무사 및 집행관 | 7,530 | 5,000 | 6,900 | 9,000 |
31 | 회계사 | 7,440 | 6,200 | 8,000 | 8,500 |
32 | 헬리콥터조종사 | 7,267 | 7,000 | 7,150 | 7,800 |
33 | 보험관리자 | 7,253 | 6,800 | 7,250 | 8,500 |
34 | 초등학교 교장 및 교감 | 7,203 | 6,850 | 7,100 | 7,360 |
35 | 경영지원관리자 | 7,167 | 4,800 | 7,550 | 9,000 |
36 | 변리사 | 7,133 | 5,800 | 7,000 | 8,500 |
37 | 대학교수 | 7,087 | 6,200 | 7,000 | 8,000 |
38 | 세무사 | 6,810 | 5,300 | 6,750 | 8,480 |
39 | 방송기자 | 6,723 | 4,200 | 5,050 | 6,500 |
40 | 연구관리자 | 6,703 | 5,800 | 6,500 | 7,500 |
41 | 원자력공학기술자 | 6,677 | 5,200 | 6,150 | 8,000 |
42 | 언어학연구원 | 6,623 | 5,000 | 6,900 | 8,000 |
43 | 로봇공학기술자 | 6,413 | 5,000 | 5,950 | 7,000 |
44 | 물리학연구원 | 6,407 | 5,400 | 6,750 | 7,000 |
45 | 정치학연구원 | 6,387 | 5,800 | 6,500 | 7,000 |
46 | 건축감리기술자 | 6,365 | 4,500 | 5,600 | 7,000 |
47 | 보험상품개발자 | 6,310 | 5,000 | 6,200 | 7,500 |
48 | 섬유공학시험원 | 6,295 | 3,000 | 3,750 | 4,800 |
49 | 보험심사원 | 6,253 | 3,800 | 5,000 | 6,500 |
50 | 정부행정관리자 | 6,233 | 5,800 | 5,950 | 6,200 |
직업 대분류별 초임 수준
(단위:만원)
직업 대분류 | 평균 | 하위 25% | 중위 50% | 상위 75% | 응답자 수 (명 ) |
경영・사무・금융・보험직 | 3,599 | 2,500 | 3,000 | 4,000 | 2,380 |
연구직 및 공학 기술직 | 3,343 | 2,980 | 3,200 | 3,700 | 3,311 |
교육・법률・사회복지 ・경찰・소방직 및 군인 | 2,956 | 2,300 | 2,600 | 3,000 | 921 |
보건・의료직 | 3,890 | 2,500 | 2,958 | 4,800 | 874 |
예술・디자인 ・방송・스포츠직 | 2,602 | 2,300 | 2,520 | 3,000 | 1,657 |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 | 2,279 | 1,900 | 2,200 | 2,600 | 1,173 |
영업・판매・운전・운송직 | 2,956 | 2,200 | 2,800 | 3,400 | 915 |
건설・채굴직 | 2,787 | 2,400 | 2,800 | 3,000 | 622 |
설치・정비・생산직 | 2,637 | 2,325 | 2,600 | 2,800 | 2,432 |
농림어업직 | 2,425 | 2,000 | 2,400 | 2,800 | 96 |
전체 | 3,048 | 2,400 | 2,800 | 3,341 | 14,381 |
"안정적인 공무원이 최고지!" "대기업만 한 곳이 어디 있어?" 한때 이런 말들이 우리 사회를 지배했습니다. 부모님 세대에게 '좋은 직업'이란 곧 안정성과 동의어였죠. 하지만 2025년 현재, 직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들에게 '직업'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닌, 자아실현과 성장의 발판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의 67%가 "연봉보다 일의 의미와 성장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라고 응답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취업준비생들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연봉'이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응답자의 82%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이직할 수 있다"라고 답한 점입니다.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던 과거와는 달리, 더 나은 기회와 도전을 위해 자발적인 이직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 것입니다.
직업 선호도 역시 큰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선호도 상위권을 독차지하던 의사, 변호사, 공무원과 같은 전통적인 전문직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IT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공지능 전문가와 같은 신규 직종의 선호도는 급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인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창업자, 프리랜서 컨설턴트와 같은 독립적인 직업군의 부상입니다. 이는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직업 환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는 일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재택근무, 원격근무, 유연근무제와 같은 새로운 근무형태가 확산되면서, '일'이라는 것이 반드시 특정 공간과 시간에 구속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문화의 확산과도 맞물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근로시간이 긴 직업
택시운전원, 약사, 택배원, 일식조리사, 한복제조원, 통신기기・서비스판매원, 떡제조원, 사진인화・현상기조작원(사진수정 포함), 자동차정비원, 양식원, 소규모판매점장, 부동산중개인, 세탁원(다림질원), 정치학연구원, 주방보조원, 오토바이정비원, 채소・특용작물재배원, 원예작물재배원, 물품이동장비설치・정비원, 미용사, 콘크리트공, 주방장, 버스운전원, 양식조리사, 노점 및 이동판매원, 경제학연구원, 중식조리사, 플랜트기계공학기술자, 정육원 및 도축원, 행사기획자
* 근로시간이 짧은 직업
지휘자, 대학시간강사, 모델, 연극연출가, 가수, 작곡가, 연극・뮤지컬배우, 경기심판, 어부 및 해녀, 가사도우미, 요양보호사 및 간병인, 보조교사, 혼례종사원, 영화시나리오작가, 안마사, 자연 및 문화해설사, 청소원, 잠수기능원, 대학교수, 국악인, 연주가, 레크리에이션전문가, 소설가, 사무보조원, 성악가, 육아도우미, 무용가, 곡식작물재배원, 예능강사, 예술치료사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세대 차이나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합니다. 기술의 발전,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팬데믹 이후 재편된 노동환경이 맞물리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고 유연한 직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좋은 직업'의 기준이 연봉과 안정성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개인의 성장 가능성, 일의 의미, 그리고 삶의 질과의 조화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각자의 가치관과 목표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현재 주목받고 있는 다양한 직업들의 특성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보람차게 일하고 멋지게 즐기는 최고의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